
이 책을 읽게 된 이유
세상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우리를 송두리째 흔드는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현호정 작가의 소설 “단명소녀 투쟁기” 는 바로 그런, 제 마음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킨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진짜 메시지는 무엇일까, 책장을 덮은 후에도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 글은 그 고민의 흔적이자, 책이 제게 남긴 질문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삶과 죽음, 같은 크기의 간절함에 대하여
이 소설은 아주 극단적인 두 인물을 통해 시작합니다. 어떻게든 세상을 더 살고 싶어 하는 사람, 그리고 스스로 삶을 끝내고 싶어 하는 사람. 한 명은 자신이 왜 죽어야만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애타게 붙잡고, 다른 한 명은 삶의 무게와 배신감에 지쳐 모든 것을 놓아버리려 합니다.
우리는 보통 살고자 하는 마음은 숭고하고, 죽고자 하는 마음은 나약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두 인물을 보며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살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과, 죽고자 하는 절박한 마음의 크기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 아닐까.
삶의 끝을 향한 애착과, 삶의 고통을 끝내려는 절규. 방향은 정반대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에너지의 총량은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죽음을 이야기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삶의 무게를 더욱 진하게 느끼게 만듭니다.

‘오늘’과 ‘내일’이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묻는 것
이야기 속에는 두 마리의 강아지가 등장하며 상징적인 메시지를 던집니다. ‘내일’이라는 이름을 가진 개는 안타깝게도 오래 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반면,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강아지 ‘오늘’은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작가는 왜 이런 설정을 했을까요? 저는 여기서 두 가지, 혹은 그 모두를 함축한 중의적인 의미를 읽어냈습니다.
첫 번째는, ‘내일’이라는 미래는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것이니, 바로 지금의 ‘오늘’에 충실하며 행복하게 살라는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즉 현재를 즐기라는 것이죠.
두 번째는, 우리가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곧 우리의 ‘내일’을 결정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이라는 강아지를 사랑으로 보살피는 행위가, 비록 ‘내일’이 불안할지라도 희망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작가는 우리에게 내일을 위해 오늘을 계획하고, 동시에 오늘을 온전히 살아내라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을 뒤바꾸는 사랑의 역설
이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서 있던 두 주인공은, 서로에게 물들며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이합니다. 바로 ‘사랑’을 통해서입니다.
이야기의 가장 가슴 아픈 아이러니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죽도록 살고 싶었던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삶을 내놓으려 합니다.
죽고 싶어 했던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발버둥 칩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삶과 죽음은 과연 공존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했습니다. 한 사람의 삶이 다른 사람의 죽음을 전제로 하고, 한 사람의 죽음이 다른 사람의 삶의 이유가 되는 이 슬픈 역설 앞에서, 저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위대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랑이란, 나 자신보다 상대를 더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힘입니다. 나의 생존 본능마저 뛰어넘어, 오직 상대를 위해 살거나, 상대를 위해 죽는 선택을 하게 만드는 유일한 감정. “단명소녀 투쟁기” 는 사랑의 힘이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막을 수 없는, 가장 대단하고 숭고한 힘이라는 것을 아프고도 아름답게 증명해냅니다.
이 책은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사람, 사랑의 본질이 궁금한 사람,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저에게는 사랑스러운 아들이 한 명 있습니다. 이제 14개월인데 밖에서 힘들고 지치고 하지만 집에 돌아와 아이와 마주치면 아이는 아빠인 저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는데 그때 저는 지치고 힘듦이 모두 사라지고 더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뀝니다. 그런 존재가 저의 아내와 아들 이렇게 둘이나 있으니 저는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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